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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봅니다.

통통통(通捅桶)

by 정아울지기 맑은마루 2018. 8. 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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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학교에 발령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처음에는 누구인지 헷갈렸지만, 이내 알아차렸습니다. 바로 5~6년 전, 같이 군 복무 생활을 하던 분대 선임의 전화였습니다. 그 선임은 병으로 복무하다 부사관을 하겠다고 지원하여 지금도 계속 군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발령받은 걸 어떻게 알았나 했더니, 우리 학교에 꽤 오랫동안 걸린 전입 선생님 환영 현수막에 제 이름을 보고 알았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이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 군 생활 하며 가장 힘들었던, 이등병 시절에 모셨던 연대 인사과장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역 후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2010년부터 약 2년간 양구 방산면에 위치한 제5993부대 본부에서 군 생활을 하였습니다. 사실,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군인이라는 직책에 대한 낯설음이 많았고, 특히 TV에 군 의문사 사건과 같이 군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가졌습니다. 처음에 매우 낯설어 참 많이 긴장했었습니다. 특히, 본부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계급이 높으신 분들도 많이 뵈어서 그 긴장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뀌었습니다. 오히려 힘든 군 생활을 잘 해낼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도 많이 보내주시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또한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철저한 계급이 나뉜 조직이지만, 그 계급의 위계보다도 인간적인 따뜻함을 더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워하는 사람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 서로 어우러져 하나가 될 수 있는 저력 모두 군 생활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직 생활을 하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군에 들어갔기에, 저의 교직 생활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지니고 다시 교단에 섰을 때, 저는 어린이들을 대하는 마음과 방법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했습니다. 다른 어린이들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그 전보다 더 차분하게 학생들에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 질책과 꾸중 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더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항상 긍정적인 언어로 어린 친구들을 대해 주었습니다. 배워야 할 미성숙한 어린이라기보다, 하나의 인격으로서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준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정아울 친구들도 서로 존중하는 마음 위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군 생활할 때 느꼈던 마음처럼.

 

이 글은 정아울 열매솜씨 통권 8호(2017. 7. 21.)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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