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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사랑'

통통통(通捅桶)

by 정아울지기 맑은마루 2020. 1. 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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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건 사회 통념상으로 으레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교단에 서신 분들도 참 많습니다.

아이들은 사랑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아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미소를 띠고, 심장이 뛰며 마음이 설레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항상 다정하게 대하고 원하는 것을 모두 베풀어주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으레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건 선생님이 아닌 다른 사람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오히려 부모님이 더욱 잘 하실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단순히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교단에 섰던 새내기 선생님들 중에 일부는 많은 갈등을 겪으며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남자 선생님이다 보니,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규칙과 태도를 강조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선생님은 무섭기만 하고, 으레 사랑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도 생기기도 하지요. 그런데, 권재원 선생님은 교사가 말하는 교사, 교사가 꿈꾸는 교사에서 오히려 아이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마냥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아이들은 장차 이라는 이름으로 분투해야 할 세계, 즉 사회에서 쓸모 있는 인간으로 자라야 합니다. 이러한 준비를 갖추지 못하고 그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준 커다란 응석받이를 세상에 내던지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살인과도 같은 행위입니다. - 권재원, 52

  부모님만큼 아이들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부모님과는 다른 방법으로지적인 사랑을 주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세상의 지식과 사회의 규범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베풀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이 아닐 수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린애가 아닌 세상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얼마 전, 우리 반의 한 어린이에게 선생님이 무섭지 않니?’라고 물어보니, “선생님은 그렇게 무섭지 않아요. 그냥 좀 착하신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였습니다. 3학년 어린이들에게 긴장과 두려움을 주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선생님의 사랑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참 고마웠습니다.

 

이 글은 정아울 열매솜씨 제10호(2017. 11. 30.)에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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