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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교육의 理想을 향한 발걸음
    다지기/교육독서 2015.10.02 03:54

     - 이혁규,<한국의 교육 생태계>


      속이 뻥 뚫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속이 콱 막혔습니다.

      앞서 적어내려듯이, 교육현장에서 어떤 교육관을 가지고 학생들 앞에 서야 할지 막연한, 그 끊임없는 방황에서 방향을 제시해 준 글들이었습니다. 마치 장님이 팔을 허우적 대며 무엇을 찾다가 어떤 물건을 더듬은 느낌이라고 비유하면 될까요? 여기에 더해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병, 이념의 대립 속에서 보수와 진보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두 교원 이익단체를 객관적으로 평을 한 글을 통해 어느 교원단체에도 수긍하지 못했던 저의 심정을 대변해 준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제시한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격한 공감을 하고 있지만, 그 공감이 한낱 理想으로 치우쳐 현실 속에서 실현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도달하였을 때에는  가슴속에 답답함이 다시 밀려왔습니다. '교육 자문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유일한 박근혜 정부가 방향 없는 일방적 정책을 내리는 현실 때문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을 때 대안 없이 대립만 하는, 갈등이 반목하는 한국 사회의 면을 볼 때, 굳이 지금 정권이 아니더라도 저자의 생각이 실현될 수 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수업에 관하여 많은 연구를 했던 저자는 이번에 수업을 넘어 <한국의 교육 생태계>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수업이 일어나는 현장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움직임과 교육이 운영되는 시스템에 대해서 저자의 생각이 여러 논문과 저서들을 통해 투영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이념, 수업의 혁신, 교원양성체제, 교원단체와 교원운동 등의 논의는 어떻게 제가 평소에 막연하게 고민해 왔던 것들을 한데 모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신기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로 이 책의 이야기를 다 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는 큰 틀에서 저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홍익인간만큼 더 좋은 교육이념이 또 있을까?


       저자는 '우리나라 교육의 기본 이념인 홍익인간도 좋지만, 너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오랜 과거의 신화에서 유래한 것이 막연하다며 이를 뛰어 넘는 교육이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합니다. 물론 저자는 홍익인간도 좋은 교육이념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것이 '국민 성원의 의식과 행동을 규정하는 원리-규범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저명한 학자들이 '홍익인간'이라는 이념의 교육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홍익인간이 국민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종교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도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만, 그 만큼 우리 교육이 제대로 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성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 때문에 교육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의 이익'이 침해될 것 같아 이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지금 우리 공교육의 현실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이념과 너무나 반대되는 모습입니다. 종교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홍익인간의 정신을 다시금 떠올리도록 하는 운동이 일어난다면 저자가 말하듯 집단 경험을 통한 좋은 교육이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한 교육 개혁의 과정일지라도


      삶을 살아가면서 보니, 무엇이든 보람이 되고 행복한 일 중의 하나는 내 자신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남과 다른 의견을 모으고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합치된 행동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루어 낸 일은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에서도, 그 일을 행할 때도 기쁜 마음으로 힘을 다하여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사소한 일 조차도 서로 타협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교육에 관한 큰 틀의 개혁은 어떻겠습니까? 작은 정책을 하나 만드는 것도 많은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 합의의 과정이 정말 지난합니다.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듭니다. 게다가 기득권 층들은 저항합니다. 그러한 저항에 개혁론자들은 비난만 합니다. 지금의 정책들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듣지 않습니다. 

      다니엘 튜더는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에서 집권한 세력이 가장 건드리기 쉽고, 결과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건드리기 쉬운 것이 교육이라고 말합니다. 그러한 속성 때문에 정권이 교육을 계속 건드립니다. 하지만 이러한  속성일수록 정말 심사숙고하여야 합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야 합니다. 교육 논의는 저자의 말대로 '사회적 합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어렵지만 천천히 교육 개혁의 논의를 시작하며 '재정치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 책을 많이 언급할 것 같습니다. 그 만큼 관심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큰 그림 속에서 저의 소박한 교육관을 정립시키는 과정에 많은 지침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대한 많은 고민을 안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교육 생태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오늘도 어린이들 앞에 밝은 모습으로 서고자 합니다. 아래 말을 다시금 새기면서 말입니다.


    공교육의 교사들은 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하고 자주적 인격체로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율적 능력을 갖추도록 조력해야 한다. 또한 교육을 통해서 민주적 가치가 실현되고 민주 공동체의 삶의 수준이 고양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 교사의 교수 행위가 학원 강사와 종종 비교당하는 현실 속에서 공교육 체제의 교사들이 수행하는 임무가 학원 강사와 다른 헌법적 가치에 기반하고 있음을 깊이 환기할 필요가 있다.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은 삶의 어느 장에서나 일어날 수 있으며 그 자체로서 의미 있고 가치 있다. 그러나 공교육은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 지니는 일반적인 가치에 더하여 평등, 배려, 사회정의, 공공성 등의 사회적 가치가 잉태되고 실현되는 장이다. 따라서 공교육이 개인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환되어 버린 이 시대에 교사들은 낡은 공교육의 이상을 재점검하고 좌초된 공교육을 재구축해야 하는 공적 존재로서의 책무를 재인식해야 한다.  -183쪽~184쪽


    한국의 교육 생태계

    저자
    이혁규 지음
    출판사
    교육공동체벗 | 2015-06-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 교육의 생태계는 건강한가?짧은 기간 동안 경제적 성장과 정...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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